보육시설 퇴소자 절반 주거지 없이 사회로 나와

보육시설 퇴소자에 대한 지원 체계 미흡으로 시설을 떠나는 이들의 절반 이상이 주거지 없이 떠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아동양육시설(이하 시설)이나 아동공동생활가정(이하 그룹홈)에 사는 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퇴소를 해야 하는데, 지난해 시설 및 그룹홈 퇴소자 1181명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531명, 45%만이 주택을 지원 받아 생활하거나 자립생활관에서 생활하는 상황이다. 11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시설이나 아동그룹홈 퇴소자는 총 5543명으로 연도별로는 ▲2013년 1150명 ▲2014년 1090명 ▲2015년 1120명 ▲2016년 1181명 ▲2017년 8월 1002명으로 해마다 약 1000여명의 아동들이 보호 종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에서는 시설퇴소자를 대상으로 한 주거지원정책의 일환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전세주택 지원을 하고 있다. 시설퇴소자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세임대 입주자 모집에 신청해 당첨되면 보증금 없이 입주할 수 있는 것인데 워낙 경쟁률이 치열해 작년에 시설퇴소자의 19.2%인 227명만 이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   ‘아동양육시설 보호 종료 아동 주택제공 현황’자료에 따르면 LH주택지원 등 주택을 제공받은 이는 지난해 시설퇴소자 1042명 가운데 36.6%에 불과한 381명으로 나타났다. 주택제공 외에도 정부는 퇴소자의 자립지원을 위해 자립지원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에 자립지원시설은 총 12개에 불과하며, 정원은 367명인데 현원이 62.7%인 230명에 불과하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매년 시설 퇴소자가 가장 많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보호할 자립지원시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뿐만 아니라 강원, 경남, 경북, 인천, 울산, 세종, 제주에도 자립지원시설이 없는 상태이다. 시설퇴소자들에게 지급되는 자립지원정착금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시·도에서 시설퇴소자 1인당 300만원에서 500만원의 자립지원정착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주택을 얻을 보증금조차 되지 않는 적은 비용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지방이양사업이라는 이유로 이에 대해 무관심한 상황이다. 300만원에서 500만원의 월세방 보증금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돈을 쥐고 갈 곳 잃게 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시설퇴소자 가운데 대학 진학에 성공한 경우는 28%에 불과하며 17%는 진학도, 취업도 하지 못한 채 사회로 떠밀려 나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인순 의원은 “해마다 1천여명의 시설퇴소자가 사회로 나오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성인이 됐다고 무작정 사회로 내몰기보다는 이들이 온전한 성인으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교육 등의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